웰라이프
고혈압 관리 강화하면 매년 51만명 사망 예방
고혈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면 전 세계 20개국에서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매년 51만명 이상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구진은 고혈압 조절의 사망 예방 효과가 콜레스테롤 저하제 사용이나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보다 큰 것으로 분석했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의대 스콧 필라 박사 연구팀은 12일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에서 열린 미국심장협회(AHA) 고혈압 과학 세션 2026에서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비감염성 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많은 중상위·중하위 소득국 20개국의 예방의료 서비스 관련 자료를 분석했다.비감염성 질환(NCD)은 감염으로 발생하는 질환과 달리 심혈관질환, 당뇨병, 암, 만성 호흡기질환 등 장기간 관리가 필요한 질환을 의미한다. 비감염성 질환은 전 세계 사망의 약 5분의 3을 차지하며, 이 가운데 약 73%가 저소득국과 중간소득국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심혈관질환은 당뇨병과 암, 만성 호흡기질환 등 다른 주요 만성질환보다 더 많은 사망을 유발한다.
연구팀은 예방의료 서비스 이용을 확대할 경우 사망 위험을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살펴봤다. 분석 대상에는 고혈압 조절과 콜레스테롤 저하제인 스타틴 치료, 당뇨병 환자의 혈당 관리, 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 검진 등 총 6개 예방의료 서비스가 포함됐다.
연구 대상 국가들의 현재 고혈압 조절률은 약 20%로 나타났다. 스타틴 계열 약물 이용률은 16%,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률은 39%였으며 대장암 검진율은 14% 수준이었다.
연구진은 각 서비스의 이용률을 의료 성과가 우수한 의료체계에서 관찰되는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가정 아래 사망 예방 효과를 추정했다. 분석 결과 고혈압 조절률을 현재 약 20%에서 80%로 높이면 심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연간 51만8476명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예방의료 서비스에서도 사망 예방 효과가 추산됐다. 스타틴 계열 약물 이용률을 16%에서 80%로 높이면 심혈관질환 사망을 매년 34만682명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됐다. 당뇨병 환자의 혈당 조절률을 39%에서 70%로 끌어올릴 경우에는 심혈관질환 사망이 연간 30만9520명 감소할 것으로 추정됐다.
암 검진 역시 사망 예방에 기여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장암 검진율을 현재 14%에서 80%로 높이면 대장암 관련 사망을 매년 20만6767명 예방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다만 연구진은 이 수치가 실제로 사망자가 해당 규모만큼 감소한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각 예방의료 서비스의 이용 수준을 일정 수준까지 높였을 때 나타날 수 있는 효과를 모델링한 결과이기 때문이다. 실제 효과는 각국의 의료 환경과 서비스 접근성, 환자의 치료 참여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연구팀은 고혈압이 혈관을 손상시키고 관상동맥질환과 심부전, 뇌졸중 등 중대한 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고혈압은 성인에게 폭넓게 영향을 미치지만 적절한 치료와 관리를 통해 위험을 낮출 수 있는 심혈관질환 위험 요인이라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미국심장협회 전 회장 대니얼 W. 존스 박사도 고혈압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논평에서 이번 연구가 고혈압이 전 세계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보여주며, 치료를 통해 고혈압 관련 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줄일 가능성을 제시한다고 평가했다.
존스 박사는 목표 혈압에 도달하도록 관리하면 수명을 연장하는 것뿐 아니라 건강한 삶을 유지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의료진과 환자 모두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를 통한 적절한 혈압 관리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고혈압 조절을 비롯한 예방의료 서비스의 접근성과 이용률을 높이는 것이 주요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망을 줄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제시된 수치는 모델링을 통한 추정치인 만큼 실제 의료 현장에서 나타나는 효과와 구분해 해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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