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평단이 극찬한 연극 '삼매경', 반 년 만에 돌아온다!

 지난해 평단의 극찬을 받으며 한국 연극계에 뚜렷한 족적을 남긴 연극 '삼매경'이 반년 만에 다시 관객을 찾는다. 국립극단이 2026년 레퍼토리 검증의 첫 작품으로 선택했다는 사실만으로도 이 작품이 지닌 무게감을 짐작할 수 있다. 단순한 재연을 넘어, 우리 창작극의 저력을 다시 한번 증명하는 무대가 될 전망이다.이 작품은 한국 낭만주의 희곡의 걸작으로 꼽히는 함세덕의 '동승'을 원작으로 삼는다. 하지만 '삼매경'은 원작의 서사를 그대로 따라가는 대신, 이를 과감하게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을 택했다. 35년 전 '동승' 역할에 실패했다는 자책감에 사로잡힌 한 노배우가 삶과 죽음, 현실과 연극의 경계가 무너진 기묘한 시공간에 빠져드는 이야기를 그린다.연출가 이철희는 원작 '동승'이 가진 고유의 서정성을 존중하면서도, "고전에 대한 저항"이라는 기치 아래 완전히 새로운 심상을 창조해냈다. 이는 실패라는 상처가 한 개인의 내면에서 어떻게 반복적으로 호출되고 그의 삶을 지배하는지에 대한 철학적 탐구로 이어진다. 극적인 사건보다는 배우의 몸과 호흡, 내면의 움직임에 집중하며 관객을 깊은 사유의 세계로 이끈다.이러한 독창적인 시도는 초연 당시 "원작 재창조의 모범"이라는 찬사와 함께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올해의 연극 베스트3' 선정이라는 쾌거로 이어졌다. 이번 재공연은 초연의 찬사에 안주하지 않고, 무대 구성과 리듬, 조명과 음향, 배우의 움직임을 더욱 정교하게 다듬어 작품의 예술적 형식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삼매경'이 던지는 메시지는 실패를 극복하는 영웅 서사가 아니다. 오히려 끊임없이 무언가를 성취하도록 요구받는 사회 속에서, 자신의 실패와 고통을 외면하지 않고 끝내 감당하려는 한 인간의 윤리적 태도에 관한 이야기다. 이는 관객에게 자신의 삶을 반추하게 만드는 깊은 울림을 선사한다.주역 지춘성을 필두로 한 초연 배우들과 새롭게 합류한 배우들의 시너지는 이번 무대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다음 달 12일부터 명동예술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삼매경'은 희곡 읽기, 접근성 회차, 예술가와의 대화 등 다채로운 부대 행사와 함께 관객을 맞이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