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소식

日 전후 최강이 된 다카이치..자민당 316석 압승


일본 정치권에 전례 없는 거대 권력이 탄생했다. 지난 8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을 거두며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의 1인 쇼가 현실화되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다카이치 총리에게 모든 권력이 집중되면서, 일본 내부는 물론 국제 사회에서도 그의 독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이제 다카이치 총리에게 이견을 제시하는 것조차 불가능한 시대가 올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으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아사히신문은 10일 보도를 통해 다카이치 총리가 과거 장기 집권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아베 신조 전 총리보다 더 큰 권력을 가질 수 있는 완벽한 환경을 갖췄다고 진단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전격적으로 단행한 중의원 조기 해산 승부수가 제대로 적중한 셈이다. 자민당은 이번 선거에서 전체 465석 중 316석을 휩쓸며 태평양전쟁 종전 이후 단일 정당으로는 최초로 개헌 발의선인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 3분의 2라는 숫자가 갖는 의미는 매우 막강하다. 현재 일본 국회는 여소야대인 참의원 구조를 띠고 있지만, 중의원에서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보유하게 되면 참의원에서 부결된 법안도 자민당 단독으로 재의결하여 통과시킬 수 있다. 즉, 정책 추진 과정에서 야당의 반대가 있더라도 이를 무력화하고 사실상 독자적인 국정 운영이 가능한 독주 체제가 마련된 것이다. 이는 자민당 창당 이래 역대 최다 의석이라는 기록적인 성과이기도 하다.

 

 

 

더욱 눈여겨볼 점은 당내 견제 세력의 실종이다. 아베 전 총리 시절에도 1강 체제가 굳건했지만, 당시에는 당내 여러 파벌이 존재하여 국정 운영 시 다른 계파에 대한 배려와 타협이 필수적이었다. 하지만 최근 비자금 사건 이후 파벌들이 잇따라 해체되면서 현재는 아소 다로 부총재가 이끄는 아소파만 남은 실정이다. 견제할 파벌이 사라진 자민당 내에서 다카이치 총리의 목소리는 곧 절대적인 법이 될 가능성이 높다.

 

연립 여당의 성향 변화도 다카이치 총리의 우익 행보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과거 아베 전 총리 때는 온건한 성향의 공명당이 강경 우익 정책에 제동을 거는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연립 파트너가 우익 성향이 짙은 일본유신회로 바뀌었다. 자민당 내에서도 우익 중의 우익으로 분류되는 다카이치 총리의 안보 정책이나 개헌 추진에 있어 일본유신회는 브레이크가 아닌 엑셀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 각료 출신 인사는 아사히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정부 내에서 이견 따위는 일절 말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한탄 섞인 전망을 전했다.

 

다카이치 총리는 총선 승리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번 압승을 국민들이 정책 전환을 하라는 강력한 격려를 보내준 것이라고 자평했다. 그는 책임 있는 적극 재정과 안보 정책의 대대적인 강화, 그리고 평화 헌법 개정 등 자신의 핵심 공약들을 거침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사실상 다카이치표 일본 개조론의 서막을 알린 것이다.

 

  

 

반면 야당은 그야말로 멸망에 가까운 참패를 당했다. 제1야당인 중도개혁연합은 기존 167석에서 49석으로 의석이 쪼그라들며 존재감을 상실했다. 일본 언론들이 사실상 멸종이라는 표현까지 동원할 정도로 야권의 견제 능력은 완전히 상실되었다. 특히 예산 관련 법안이나 내각 불신임 결의안을 단독으로 제출할 수 있는 최소 기준인 51석을 확보한 야당이 단 하나도 없다는 점은 일본 정치사에 유례없는 사태다. 닛케이는 1996년 선거 제도 개편 이후 이런 일은 처음이라며 사법부나 언론의 견제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물론 자민당 내부에서도 지나친 독주에 대한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은 아니다. 스즈키 슌이치 간사장은 수의 힘에 기대어 무리하게 일을 처리하는 자세는 신중해야 한다며 진화에 나섰다. 요미우리신문 역시 과거 중의원 3분의 2 의석을 가졌던 내각들이 야당의 반발을 고려해 재가결권을 최대한 억제해왔던 사례를 소개하며 다카이치 총리의 자제력을 당부했다.

 

하지만 다카이치 총리의 성향상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밀어붙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 지배적인 시각이다. 주요 일간지들은 사설을 통해 야당과의 의견 수렴을 소홀히 하면 총리가 독단으로 정책을 추진할 위험이 크다며, 국론을 양분하는 예민한 정책일수록 신중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1강 다약 시대에 들어선 일본 정치가 다카이치 총리의 독단적 질주로 이어질지, 아니면 최소한의 민주적 절차를 지키는 균형을 찾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일본의 이러한 정치적 변화는 한일 관계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강경 우익 성향인 다카이치 총리가 개헌과 안보 강화에 속도를 낼 경우 주변국과의 마찰은 피할 수 없는 과제가 될 것이다. 다카이치 총리가 쥔 거대한 권력의 칼날이 어디를 향할지, 그리고 그가 말하는 책임 있는 정치가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는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