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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없으면 망한다'더니…오히려 '이것' 때문에 신규 팬들이 경기장으로 몰려온다

 '배구 여제' 김연경이 코트를 떠난 후에도 여전히 여자 프로배구의 흥행을 이끌고 있다. 2024-2025시즌 통합우승을 끝으로 화려한 선수 생활을 마감한 그는, 이제 예능 프로그램 감독으로 변신해 배구의 재미를 전파하는 선한 영향력을 과시하고 있다. 김연경이 신생팀 '필승 원더독스'의 사령탑을 맡은 MBC 배구 예능 '신인감독 김연경'은 그야말로 돌풍을 일으키는 중이다. 특히 일본 여고부 최강팀 슈지츠고와 펼친 한일전은 자체 최고 시청률 2.6%를 기록했으며, 분당 최고 시청률은 5.6%까지 치솟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김연경이라는 흥행 카드가 사라진 프로배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새로운 팬들을 유입시키는 중요한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음을 증명한다.

 

김연경의 예능 활약은 실제 프로배구 리그에도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고 있다. 그의 은퇴로 우려됐던 심각한 수준의 관중 급감 사태는 다행히 벌어지지 않았다. 김연경의 은퇴식이 열린 흥국생명과 정관장의 개막전에는 5,401명의 관중이 들어차 만원에 가까운 분홍빛 물결을 이뤘다. 물론 평일 경기의 관중 수는 주말에 비해 줄었지만, 배구 관계자들은 김연경의 예능을 통해 배구에 입문한 팬들이 꾸준히 경기장을 찾고 있다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는 김연경이라는 한 명의 스타를 넘어, 배구라는 스포츠 자체의 매력이 대중에게 어필하기 시작했다는 청신호로 해석될 수 있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김연경이 불씨를 지핀 여자배구 '8구단 창단'의 꿈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김연경은 이미 조원태 한국배구연맹(KOVO) 총재에게 직접 8구단 창단에 대한 강한 희망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장 큰 관건은 어려운 경제 여건 속에서 선뜻 거액의 투자에 나설 기업을 찾는 것이지만, 최근 긍정적인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2년 전 프로농구단을 떠나보낸 전북 전주시가 2027년 완공될 새 체육관에 입주할 프로팀으로 여자배구단 유치를 적극 검토하기 시작한 것이다. 전주시는 이미 배구연맹과 방송사 측에 창단 관련 문의를 하며 유치 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전해져, 기업만 나타난다면 새로운 연고지가 탄생할 가능성이 열렸다.

 

신생팀 창단은 결코 쉬운 과정이 아니다. 여자배구단의 경우 연간 100억 원 이상의 운영비가 필요하며, 창단 비용 또한 만만치 않다. 하지만 연맹 차원에서 신생팀을 위한 파격적인 지원책을 마련해두고 있다. 2021년 페퍼저축은행 창단 당시, 가입비 20억 원 납부 조건으로 신인 드래프트에서 2년간 총 7명의 선수를 우선 지명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했다. 또한 기존 구단들로부터 보호선수 9명을 제외한 1명의 선수를 추가로 데려올 수 있었고, 외국인 선수 트라이아웃에서도 1순위 지명권을 행사하는 특권을 누렸다. 김연경이 던진 '원더독스'라는 작은 공이 전주시의 적극적인 유치 의지와 연맹의 지원책을 만나 제8구단이라는 거대한 나비효과를 일으킬 수 있을지, 배구계 전체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