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6만 명이 다녀간 '진흙에 물들지 않는 연꽃처럼' 단독 공개

이번 전시는 호암미술관이 재개관한 후 처음으로 마련한 고미술 기획전이다. 동아시아 불교미술을 '여성'의 관점에서 조망한 이 전시는 한국, 중국, 일본의 불교미술을 후원하고 제작한 여성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 일본, 미국, 영국, 독일 등 27개 컬렉션에서 모은 92건의 불화, 불상, 공예품 중 절반 이상이 해외에서 빌려온 작품들이다.
삼성가의 '미술 사랑'이 빛을 발한 이번 전시는 이병철 창업주가 세운 호암미술관에서, 이건희 선대 회장이 수집한 작품들을 이재용 회장이 전시한 것이다. 이건희 선대 회장은 "좋은 작품은 얼마를 들여서라도 사들인다"는 '명품 제일주의'를 추구하며 다양한 걸작을 수집했고, 이재용 회장은 이를 많은 사람들과 향유하려는 의지를 반영해 이번 전시를 마련했다. 삼성 관계자들은 이 회장이 이번 전시를 5차례나 방문하며 한국 문화를 소개하는 데 공을 들였다고 전했다.
주목할 만한 작품으로는 일본에서 처음으로 국내에 공개된 백제 '금동관음보살 입상'과 전 세계에 단 6점만 남아있는 고려 '나전 국당초문 경함'이 있다. '금동관음보살 입상'은 높이 26.7cm로, 백제 장인의 예술적 경지를 보여주는 걸작이다. '나전 국당초문 경함'은 옻칠한 나무 위에 전복 껍데기로 국화 무늬를 넣고, 금속 선으로 넝쿨 줄기를 표현한 국보급 작품으로, 이번 전시가 끝나면 다시 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이번 전시는 조선 시대 왕실 여성들이 불교미술을 후원한 역사적 배경도 조명한다. 문정왕후가 제작을 주도한 불화 '약사여래삼존도'와 '석가여래삼존도'가 세계 최초로 동시에 전시되고 있다. 호암미술관 관계자는 "국내외에서 많이 찾는 전시로, 두 번 다시 보기 어려운 작품을만나기 위해 여러 번 방문하는 관람객도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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