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

'옛 그림'으로 보는 조선, 文 극찬 받은 미술사학자의 대작

 조선 산수화는 오랫동안 중국풍의 관념산수화가 주류를 이루었다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2020년 미술사학자 최열이 출간한 '옛 그림으로 본 서울'은 조선의 실제 풍경을 그린 다양한 작품을 소개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 책은 16세기부터 19세기까지 41명의 화가가 그린 125점을 담았고,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극찬하면서 유명세를 더했다. 이후 최열은 제주를 그린 '옛 그림으로 본 제주'를 출간했고, 2022년 혜곡최순우상을 받았다.

 

2024년 봄, 최열과 출판사는 '옛 그림으로 본 조선' 시리즈를 발간하며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이 시리즈는 금강, 강원, 경기·충청·전라·경상 지역을 다루며 총 3권 1520쪽에 1천 장이 넘는 그림을 수록했다. 이를 통해 조선의 다양한 풍경을 조명하고 '옛 그림으로 본' 시리즈를 완성했다.

 

최열은 1993년 근대미술사학회를 창립하고, 일제강점기와 이후의 한국 근대미술사를 연구하며 미술사 복원에 힘썼다. 그의 저서 '한국 근대미술의 역사 1800-1945'와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 1945-1961'은 현재도 중요한 참고 자료로 사용된다. 또한 그는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을 이끈 김복진을 재평가한 평전 '김복진: 힘의 미학'과 '추사 김정희 평전'을 집필하며 근현대 미술가들의 삶과 업적을 조명했다.

 

특히 최열은 조선시대 실경화가 김윤겸에 대한 깊은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김윤겸의 그림이 '해맑은' 느낌을 준다고 평가했다. 김윤겸은 척화대신 김상헌의 후손이었지만 서자로 태어나 벼슬에 뜻을 두지 않고 그림에 전념했다. 

 

최열의 연구는 일제강점기 일본 학자들의 역사적 해석을 넘어서 한국 근대미술의 실제 모습을 복원하고자 하는 열정에서 비롯되었다. 그의 작업은 한국 미술사에 크게 기여했으며, 미술가들에 대한 깊은 존경과 겸양을 담고 있다.